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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세계정세 알쓸잡잡

지구는 현재 진행형 849편 - 🛢️ 미국과 거리 두자, 길이 열렸다

by 지구굴림자 2026. 1. 29.

지구는 현재 진행형 849편 - 🛢️ 미국과 거리 두자, 길이 열렸다

 

캐나다 원유 산업의 뜻밖의 ‘대호황’

캐나다 원유 산업이 요즘 보기 드문 호황 국면에 들어섰다. 핵심 배경은 단순하다. 미국 의존도를 줄이기 위해 수출 시장을 다변화했고, 그 빈자리를 중국과 아시아 시장이 빠르게 채웠다. 결과적으로 캐나다는 지정학적 긴장을 ‘리스크’가 아니라 기회로 바꿔냈다.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는 “세계 유가가 약세인 상황에서도 캐나다 원유 생산량은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고, 주요 기업들의 주주 수익률도 크게 개선됐다”고 평가했다.


📈 생산량·주가 모두 ‘역대급’

캐나다 정부에 따르면 지난해 상반기 기준 원유 생산량은 하루 519만 배럴로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이에 힘입어 선코어 에너지, 캐나디안 내추럴 리소스, 임페리얼 오일, 세노버스 등 주요 원유 생산 기업들의 주가 역시 10년 만의 최고치에 근접했다.

보통 이런 흐름은 국제 유가 상승기와 맞물리기 마련인데, 이번에는 다르다. 유가가 크게 오르지 않았음에도 판매 구조 자체가 개선되면서 수익성이 높아진 것이 핵심이다.


🇺🇸 ‘미국 올인’ 구조의 한계

그동안 캐나다산 원유는 사실상 미국 전용에 가까웠다. 미국 정유시설의 약 70%가 캐나다산 중질유 처리에 맞춰 설계돼 있었고, 캐나다 입장에서도 다른 선택지가 많지 않았다.

하지만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 출범 이후 미·캐나다 관계가 껄끄러워지면서 이 구조는 오히려 위험 요소로 부각됐다. 관세, 에너지 정책, 외교 갈등이 겹치자 캐나다는 “이제는 한쪽에만 매달릴 수 없다”고 판단했다.


🧭 파이프라인, 방향을 바꾸다

전환점은 지난해 11월이었다. 캐나다는 원유 산지인 앨버타주 북부에서 브리티시컬럼비아주 태평양 연안까지 연결하는 파이프라인 건설 MOU를 체결했다. 수출의 종착지를 미국이 아닌 태평양으로 돌리겠다는 선언이었다.

당시 마크 카니 총리는 “캐나다를 에너지 초강대국으로 만들고, 배출량을 줄이면서 수출 시장을 다각화하겠다”고 밝혔다. 이후 전략은 명확했다. 아시아, 특히 중국이었다.


🇨🇳 중국으로 쏠린 원유

성과는 숫자로 바로 드러났다. 발틱해사협의회(BIMCO)의 해운 데이터에 따르면 지난해 중국으로 향한 캐나다산 원유 판매량은 8870만 배럴, 전년 대비 4배 이상 증가했다.

같은 기간 미국의 대중국 원유 수출이 61% 감소해 3900만 배럴에 그친 것과는 대조적이다. 미국이 빠진 자리를 캐나다가 정확히 메운 셈이다. 여기에 한국, 인도 등 아시아 국가로의 수출도 함께 늘어났다.


🌎 베네수엘라 변수? 영향 제한적

한때 시장에서는 미국의 베네수엘라 원유 시장 재개방이 캐나다에 악재가 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왔다. 캐나다산 중질유는 베네수엘라산 메레이(Merey) 원유와 성분이 유사해 경쟁 관계에 놓일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FT는 “캐나다가 이미 아시아 시장으로 활로를 넓힌 만큼, 베네수엘라 변수의 충격은 제한적”이라고 평가했다. 오히려 캐나다산 원유가 정치적 안정성과 공급 신뢰성 측면에서 경쟁 우위를 가진다는 분석도 나온다.

캐나다 맥도널드-로리에 연구소의 헤더 엑스너-피롯 이사는 “캐나다는 ‘신뢰할 수 있는 공급자’라는 브랜드를 갖고 있지만, 베네수엘라는 그렇지 않다”고 지적했다.


🧭 지구굴림자의 마지막 한마디

이번 캐나다 사례는 단순한 원유 호황 이야기가 아니다. 지정학적 리스크를 관리하는 방식의 차이가 산업 성과를 어떻게 바꾸는지를 보여준다. 미국과의 갈등은 위기였지만, 캐나다는 그 틈에서 수출 경로와 파트너를 재설계했다.

한쪽 문이 닫히면 다른 문을 찾는 나라와,
닫힌 문 앞에서 기다리는 나라의 차이.
지금 캐나다 원유 산업은 그 차이를 숫자로 증명하고 있다.


출처: Reuter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