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구는 현재 진행형 839편 - 🇫🇷 “유색인 받지 말라”는 집주인 요구…프랑스 주택 시장의 민낯
프랑스 주택 시장에서 여전히 뿌리 깊은 인종 차별이 공공연하게 이루어지고 있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프랑스 대형 부동산 중개업체 절반 가까이가 “유색인 세입자를 받지 말아 달라”는 집주인의 요구를 사실상 그대로 받아들였다는 것이다.
일간 르파리지앵 보도에 따르면 반인종차별 단체 ‘SOS인종차별’은 최근 프랑스 전역의 대형 부동산 중개업체 198곳을 상대로 잠입 조사를 진행했다. 단체는 실제 집주인인 것처럼 가장해 중개업체에 전화를 걸고, “다른 문화권 출신 세입자는 소음과 냄새 문제를 일으킨다”며 ‘유럽인 유형’의 세입자만 선별해 달라는 조건을 제시했다.
이 요청은 명백한 불법이다. 프랑스 법은 피부색·출신 국가·종교·민족에 따른 주거 차별을 엄격히 금지하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조사 대상 업체 중 무려 96곳, 즉 전체의 48.5%가 이러한 차별적 요구를 그대로 수용한 것으로 드러났다.
🚫 “직접 거르겠다” vs “집주인이 알아서”…차별의 방식도 다양
조사 결과는 더욱 충격적이다. 차별은 단순한 묵인 수준이 아니었다.
전체 198개 업체 중
- **48곳(24%)**은 중개업체가 직접 피부색이나 출신에 따라 세입자를 걸러주겠다고 답했고,
- 또 다른 **48곳(24%)**은 집주인이 지원자 명단을 받아 직접 선별하도록 허용했다.
즉, 절반 가까운 중개업체가 ‘차별에 적극 협조하거나 눈감아 준 셈’이다.
반면, 절반 정도인 102곳(51.5%)만이 이러한 요구를 명확히 거부했다. 그나마 이들 업체는 “차별은 불법이며 요청을 받아들일 수 없다”고 법적 규정을 언급하며 선을 그었다.
하지만 문제는 거부한 업체보다, 차별을 받아들인 업체가 거의 같은 숫자라는 데 있다.
🧑🏽⚖️ “법을 몰라서가 아니라, 알면서도 한다”
‘SOS인종차별’의 도미니크 소포 대표는 이 결과를 두고 “단순한 무지가 아니라 구조적인 문제”라고 비판했다.
그는 “중개인들은 전화를 받을 때 먼저 ‘모든 차별은 불법’이라는 사실을 상기시키면서도, 동시에 그 규정을 어길 용의가 있다고 말했다”고 밝혔다.
법을 모르는 것이 아니라, 알면서도 차별을 실행했다는 뜻이다.
파리 정치대학(시앙스포)의 불평등 연구자 미르나 사피 교수도 “놀랍지 않은 결과”라고 평가했다. 그는 “프랑스 주택 시장에는 노동시장 못지않게 강력한 차별 구조가 존재한다”며 “차별은 개별 사례가 아니라 시스템의 일부”라고 지적했다.
📉 이미 반복된 문제…수년째 바뀌지 않는 현실
이번 조사는 처음이 아니다. 같은 단체는 이미 2018년과 2022년에도 비슷한 조사를 진행했다.
2018년 조사에서는
북아프리카 출신이나 사하라 이남 아프리카 출신으로 인식되는 지원자의 서류 승인 확률이 백인 지원자보다 50~55% 낮았다.
2022년 연구에서도
부동산 중개업체의 절반가량이 출신 국가나 피부색에 따른 차별을 사실상 용인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즉, 문제는 오래전부터 드러났지만 수년째 거의 달라진 것이 없다는 것이다.
🏠 ‘공화국 평등’의 나라에서 벌어지는 모순
프랑스는 스스로를 ‘공화국의 평등’을 가장 강하게 내세우는 나라로 자부한다. 헌법과 법률 어디에도 인종·출신에 따른 차별은 허용되지 않는다.
그러나 현실의 주택 시장에서는 여전히 “유색인 제외”, “유럽인 선호”라는 표현이 암묵적으로 통용되고, 중개업체가 이를 중개해주는 구조가 굳어져 있다.
차별은 노골적 폭력이나 혐오 발언보다 더 조용하고 은밀한 방식으로 사람들의 삶의 기회를 가로막는다.
집을 구하지 못하면 일자리를 구하기 어렵고, 지역을 옮기지 못하면 사회 이동도 막힌다.
주거 차별은 결국 교육·고용·소득 격차까지 연쇄적으로 확대된다.
🧭 지구굴림자의 마지막 한마디
“차별은 법으로 금지하면 사라질 줄 알았다.”
하지만 현실에서는 법보다 관행이 더 오래 살아남는다.
프랑스의 주택 시장은 지금도 조용히 사람을 걸러내고 있다.
그리고 그 차별은 통계 속 숫자가 아니라, 누군가의 인생 경로를 바꾸고 있다.
평등을 외치는 나라일수록, 가장 먼저 스스로를 의심해야 할지도 모른다.
출처: YTN, Le Parisie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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